미주 한인 젊은 ‘돌싱’ 비율 급증
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온라인 데이팅 문화 영향
듀오 “결혼 문의 중 10년 전 7%에서 현재 20%”
평균 결혼 연령도 예전보다 2~5년 정도 낮아져
젊은 미주 한인들 사이에서 이혼 후 독신이 된 이른바 ‘돌싱’ 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.
25년 동안 결혼정보회사 듀오 USA에서 한인들의 결혼을 성사시킨 제니퍼 이 팀장은 “10년 전에는 문의전화 주시는 분들 중 약 7% 정도가 젊은 돌싱이었다면, 현재는 약 20% 정도”라며 85~95년생 돌싱 한인들의 문의 전화가 엄청나게 늘었다고 전했다.
이렇듯 젊은 층에서 이혼율이 증가한 데는 온라인 데이팅 문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. 온라인 데이팅 앱을 통해 20대 초반 불같은 연애 후 결혼했지만 현실과의 괴리를 느끼고 이혼한 커플이 많다는 것이다. 지난 2월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성인 6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, 응답자의 30%가 이성 교제를 위해 데이팅 앱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. 제니퍼 이 팀장은 “젊은 시절 외국인과 불꽃 튀는 연애로 결혼했다 깊은 대화가 어렵고, 식문화가 달라 삶의 재미가 떨어지는 등 문화 차이로 일찍 이혼한 경우도 꽤 있다”고 설명했다. 이전에 비해 결혼 상대자의 이혼 여부에 대한 거리낌도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. 이 팀장은 “예전에는 이혼한 상대에 대해 꺼렸다면, 요즘에는 상대가 애 없이 이혼했으면 결혼 상대자로 괜찮다고 한다”고 전했다.
미주 한인들의 평균 결혼 연령도 낮아졌다. 이 팀장은 현재 미주 한인들의 평균 결혼 연령이 ▶여성은 29~32세, ▶남성은 32~34세라며 예전보다 2~5년 정도 낮아졌다고 전했다. “비혼족, 딩크족이 늘어나고 늦게 결혼하려는 추세인 한국에 비해 미주 한인들은 가능한 한 빨리 결혼하려고 한다. 2000년생까지도 문의 전화가 온다”고 덧붙인 그는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‘부모님 영향’을 꼽았다. 미국 이민 후 힘들게 일하느라 노후 준비 없이 나이 들어가는 부모님 모습을 본 한인 2세들이, ‘빠른 결혼 후 배우자와 돈을 모아 집도 장만하는 등 안정을 찾고 일찍부터 은퇴 준비를 해야겠다’고 생각한다는 것이다.
지난달 뉴욕에서 결혼식을 올린 95년생 조 모 씨는 “요즘 사람들은 결혼의 장단점 등 여러 유형의 정보를 접하기가 쉬워서 삶에 대한 가치관을 일찍 다져놓는 것 같다. 예전에 비해 본인이 뭘 원하는지 잘 아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결혼 생각이 확고한 사람끼리 만나면 빨리 결혼하게 되는 것”이라고 설명했다.
과거에 비해 커플 유형도 다양해졌다. 이 팀장은 “예전에는 남성들이 본인보다 어린 여성, 여성들은 본인보다 나이 많은 남성을 선호했다면 지금은 동갑 커플, 연상(여성)-연하(남성) 커플도 많다”고 전했다. 그러면서 ‘자기관리 잘하는 사람’을 가장 선호하는 배우자 요건으로 꼽았다. 남녀별 배우자 선호 업종을 묻는 질문에는 “여성들은 엔지니어, 남성들은 약사를 선호한다”고 답했다.